이런저런 생각

서향의일상 2009/02/19 00:30

저도 워낭소리를 봤습니다. 지 지난주 금요일.

어느 일요일 오후 티비 영화 프로그램에서 왠지 어울리지 않는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을
보여주었는데 그게 바로 워낭소리 였네요.
다른 건 모르겠고 썬댄스 영화제 출품 다큐멘터리라는 것만 귀에 들어오더라구요

영화, 영화제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예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썬댄스 영화제에서 상 받았다는 어느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영화건 썬댄스 영화제랑 상관이 있다면 무조건 챙겨 보고 싶은 맘이 생깁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제로 챙겨 보기까지 하는 영화는 많이 없었지만
아무튼 오래전 그러니까 십 년도 넘은 듯한 해에 본  썬댄스 영화제 수상작인 한
영화와의 인연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워낭소리
참 안타깝게도 그 영화는 제목도 생각이 안나네요... 그치만 내용은 선명한데
사회적으로 성공한 캐리어우먼인 주인공, 지금 우리나라 단어를 사용하자면 골드미스쯤?
집에 오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구석구석 쟁여두고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고
성욕이 감당이 안되어서 힘들어하고... 뭐 그런 내용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데...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아무튼... 다시 워낭소리로...
그래서 워낭소리 블로그도 찾아보게 되고...
지지지난주 주말엔 상암 CGV 까지 보러 갔다가  매진되어서 못 보고 그냥 오기도 하고
암튼 그래도 결국 지 지난주 금요일~ 보고 싶던 언니와 또 친구를 만나 함께 관람하는 영광을 누렸네요.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피디와의 대화 시간이 이어져...
영화 상영 시간보다 긴 시간을 이런저런 뒷얘기까지 듣고 오는 수확을 거두었구요.
독립영화를 인생의 한 축으로 생각한다는 제작자는 정말 벼랑 끝으로 몰린 시점까지 간 상황에서
이 영화의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앞으로 얻게 되는 수익도
계속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서 사용하겠다고 하는데... 참 가슴 뭉클 하더군요.
어떤 일이건... 끝까지 그렇게 몰려도 포기하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그런면에서 당당할 수 있나... 아니 그런 일을 찾았나 고민하게도 되었구요.
지 지난주 그 시점에서도 카드를 돌려 막아가며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 제작자가(수익은 몇 달 후 정산된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도 워낭소리의 관람객이 더 많이 들어서 인생의 세 축이라는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독립영화판에서
어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영화 출연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또 한 분의 아버님, 어머님으로 생각한다고
이제 가족으로써 그분들의 여생을 지켜봐 드리겠다고도 하더라구요...

벌써 일부 몰지각한 언론 및 일반인들도 자택까지 연락 없이 찾아가
두 분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냥 두분 평화롭게 사실 수 있도록 놔두면 좋을텐데요.
또 뭐 그 수익으로 뭘 할건지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도 많던데
영화 힘들게 만들어서 수익을 거두었으면 그 수익도 제작가가 뭐 어련히 알아서 할거지
그거 가지고 이래저래 생각 없는 기자들이 참 어이없네요.
오늘 보니 구청 공무원이 장애인들 보조금을 26억이나 꿀꺽했다던데
쓸 기사 없으면 그 사람이나 파헤쳐서 삼대를 멸하던지요 --;

영화 상영 해주는 극장이 없어 극장마다 전화해서 사정사정해서 겨우 몇 개 관에서 영화 상영하고
그때 그들이 해준 것이 뭐가 있다고 이제와서...


아무튼... 저는


영화는 보면서 내내 울었는데... 왜 눈물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그냥... 아픔 몸을 이끌고 1년 365일 내내 일한다는 할아버지...
또 그 할아버지와 내내 함께 했던 40년 된 늙은 소의 일상이 어쩜 우리 윗세대 모두의 모습은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고 내 팔자야를 영화 내내 외치는 할머니가 귀엽기도 또 서글프기도 하고...
아 젊고 건강한 소에게 밀리는 늙은 소리를 보면서는 또 얼마나 서럽던지요

아무튼 영화 스토리를 뭐라 찝어 말할 수가 없네요.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한번 보시길 강추합니다.


열심히만 사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고 모두가 공공연하게 말하는 2009년 대한민국에서
오직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할어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몇 년을 묵묵하게 영화 아니 다큐를 찍은 감독, 그리고 제작자를 보면서
그래도 철학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이 언니~ 사진 훔쳐왔어요 ^^)

젤 위 사진이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었습니다.
왼쪽은 진행자 가운데가 워낙소리 제작자 고PD님 그리고 오른쪽은 게스트였던 과속스캔들 임지규씨 (황기동 어린이 아버지역 이였죠. 영화에서는 좀 찌질하게 나오는데... 실물은 멋지더군요...못 알아봤다는^^: )


2009/02/19 00:30 2009/02/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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