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게 아가씨 3. 만남

서향의일상 2006/09/16 00:02
일주일쯤 할까? 생각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벌써 3주를 채우고 말았다.
일찍이  담배는 마스터 했고.
이젠 어떤 손님이 어떤 담배를 사가냐 하는 것을 기억해 내는 놀이를 하고 있다.
과묵하디 과묵한 한 손님은 이제 내 앞에 와서 가만히 서 있는다.
그래도 지난주까지는 확인 차원에서 뭐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이젠 그냥. 나도 과묵히 마일드세븐. 팩으로 된 것으로 내어준다.
돈 주고. 돈 받고. 거래 끝. 안녕히 가세요 ^^

새로 나온 담배. the One 0.5m . 패키지가 이쁘다.
0.5? 그걸 왜 피냐? 하면서도 사가는 사람이 꽤 많다.
패키지가 이뻐서 인지. 0.5m 여서 그런지.
아 김진숙. 편의점서 많이 배웠다.
타르의 m 수로 담배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산해야 할 때가 정말 되었다. 아르바이트 좀 구해졌으면 ㅠㅠ

하루에 두번 불가리스, 위력, 구뜨, 쾌변 등등을 번갈아 사가는 총각
도대체 얼마나 심한 변비일까? 아님 얼마나 좋아할까?
그것도 아니면 할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

재잘재잘. 왁자지껄. 여고생, 남고생, 혹은 초등생의 무리들
여럿이건 하나둘이건 왔다가면 정신이 없다.
휙~ 한 바퀴 쓸고 나가는 느낌...
그러나 혼자 와 조용히 이것저것을 먹고 나가는 한 여고생이 눈에 띈다
혹시 왕따인가? 꾸벅 인사하고 나가는 뒷 모습이 웬지 안쓰럽게 느껴진다.
김진숙? 걱정도 팔자이신가? 제발 그랬으면...

마라톤의 초원이 필이 나는 한 총각도 방문해주신다.
들어와선 매장을 한바퀴 쭈욱~ 돌고 나를 보면 한번 웃어주고 나가는 이쁘장한 총각
아무래도 자폐의 느낌이 난다.
그러더니 어젠 들어오자 마자 나한테 악수를 하잔다. 후후.
해줬다. 오늘도 내 앞에 서서. 악.수. 라며 손을 내민다. 후후. 했다.
오늘은 처음으로 라면이랑 과자를 사 가더라. 2320원. 영수증 지참.
엄마가 교육을 잘 시키신 것 같다.  ^^

이젠 다리도 안 아프다. 후후. 김진숙 체질인가?

누가 나보고 기사가 될 꺼리를 한번 써보라한다.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 후후. 뭐 그런거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2006년 가을.
담배가게 아가씨의 하루...




2006/09/16 00:02 2006/09/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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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mon 2006/09/16 00:27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담배가게 아가씨!ㅋㅋ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2. 서향 2006/09/18 09:09 MODIFY/DELETE REPLY

    네. 감사합니다. 레몬님 ^^

  3. 27 2006/09/18 15:54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다 딴지 걸어봅니다.

    0.5m ????
    -->타르나 니코틴의 함량은 mg이죠.^^
    난 원래 한번 피운던거 어지간하면 안바꾸는 성질이라서 같은 담배를 몇년째 피우고 있지만 the One 0.5는 피워보니 확실히 순하더군요.

    불가리스 위력 번갈아 사가는 총각은 변비가 심하거나 좋아하는게 아니라
    -->아마 집에 병든 노모가 계시는데 혹시 변비로 인해 매일 사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가 나보고 기사가 될 꺼리를 한번 써보라한다.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 후후. 뭐 그런거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오마이뉴스에 '사람사는 이야기' 코너에 올리면 top기사 감입니다.^^
    이참에 시민기자로 한번 나서보심이...

  4. 서향 2006/09/20 08:12 MODIFY/DELETE REPLY

    mg. 으흐흐흐. 부끄부끄 ㅋㅋㅋ
    오마이뉴스? 진짜 거기 한번 올려볼까여?
    어제는 햇살이 참 좋았는데
    오늘은 어떨지... 햇살 좋은 하루가 되길.
    27님의 하루도 그러하시길... ^^

  5. atoota 2006/09/28 01:06 MODIFY/DELETE REPLY

    정말 오랜만에 읽어 보는, 사람냄새 나는 글이구나.
    참 글을 잘쓴다. 아니 너의 냄새가 글에서 진하게 풍겨지고, 편하고,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내가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아.
    자주 올려 줄렴 재능있는 진숙씨.

    잘지내고 있지^^. 나는 뭐 언제나 영어랑 원수 놀이하고 있지. 언제나 이겨볼려는지...
    꼭 오마이뉴스에 '사람사는 이야기' 코너에 올리렴.... 나만 즐기기에는 아깝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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